2024년 01월 19일
AI 디지털 교과서 앞두고 교육에도 AI 경쟁 치열해지나[ER현장]

AI 디지털 교과서가 교실에 들어오기까지 1년 남았다. 정부에서 AI 디지털 교과서를 2025년부터 도입한다는 목표로 교과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 업계에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교사, 학부모, 학생들도 이런 변화에 주목하고 있는 모양새다.

제21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 마지막 날인 19일 오전. 코엑스 전시홀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교사, 학부모, 학생들은 디지털 교과서와 새로운 플랫폼 등의 트렌드를 살피고자 현장을 찾았다. 교육박람회는 ‘교육이 미래다’를 주제로 17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됐으며, 16개국 302개 글로벌 교육 기업 및 기관이 참가했다.

디지털 교과서 도입 앞두고 AI 코스웨어 경쟁 

화두는 ‘AI 교과서’와 ‘AI 플랫폼 및 학습도구’다.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부스들은 앞 다퉈 ‘AI 코스웨어’를 선보였다. AI 코스웨어란 교육과정과 소프트웨어의 합성어로 교육 내용과 절차, 방법 등을 포괄하는 교육 목적의 소프트웨어를 뜻한다. 주 기능은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통해 학습 수준과 특성을 진단하고 적합한 교육 내용을 제안하며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

먼저 입구 쪽에 위치한 미래엔 부스에서 맞춤형 학습 관리를 위한 ‘AI 클래스’를 체험했다. 미래엔 부스 관계자는 “AI 클래스는 쌍방향으로 온라인 학습지를 공유해 아이들이 태블릿으로 문제를 풀면 자동 채점이 되고 단계들이 분석되는 맞춤형 학습 관리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선생님과 학생의 ‘양방향 소통’과 ‘학생별 분석 및 추천 서비스’가 특징이다. 그는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되기 전에 그 과정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기능들을 넣었다”고 덧붙였다.

에듀테크 기업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는 ‘스쿨PT’에서 AI 디지털교과서 체험존을 마련했다. 실제 수업에 쓰이는 노트북과 태블릿을 통해 AI 디지털 교과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2025년 다가올 미래를 선 경험해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스쿨PT 체험존에 모여 설명을 듣고 있었다.

맞춤형 학습 관리를 위한 데이터 확보 경쟁이 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클래스팅 AI 부스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AI 튜터와 진단평가, 자동채점 및 학습 독려, 대시보드 등의 기능을 설명하며 글로벌 학습 데이터 표준 규격 검증(ADL)의 1365개 공식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엘리스스쿨은 ‘웹 기반 실습 환경’, ‘AI 통한 학생 맞춤형 피드백’, ‘AI 학습 경로 및 콘텐츠 추천’ 등의 기능을 소개하며 자체 개발한 소형언어모델(sLLM)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교육 업계가 AI 코스웨어를 위해 양질의 교육 데이터를 모으기에 혈안인 모습이다.

교과별로 다른 코스웨어 솔루션도 인상적이었다. 마타의 부스는 ‘수학, 국어, 영어’ 분야별로 다른 솔루션을 제시했다. 특히 국어에는 AI 시선 추적 기술을 통해 학생의 읽기 능력을 분석하고 트레이닝 코스를 추천하기도 하는 등 분야별로 다른 기술을 적용시켰다. 구글 부스에서는 수학 교과를 예시로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해 PDF를 넣으면 문제가 자동 생성되고 펜으로 적으면 채점이 되며 틀릴 경우 맞춤형 영상을 AI가 제공하기도 했다.

챗GPT를 활용하는 법을 가르치는 수업 구성도 마련하고 있다. 히어로스쿨 코스웨어는 챗GPT를 활용하는 수업으로 접속 코드를 통해 프로그램에 들어오면 이론 수업을 듣고 미션을 하며 챗 GPT를 조련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또한 생성형 AI를 통해 그림을 그리는 콘텐츠들도 대거 등장했다. 튜닝은 ‘교육용 매직 리얼타임 생성’이라는 문구와 함께 학생이 그린 그림이 생성형 AI를 통해 정교해지는 과정을 전시했다.

학생별 맞춤형 서비스를 위한 ‘성향별 교육법’도 설명하기도 했다. 쿼드스터디는 “4가지 성향별 아이패드 원격 학습 코칭”에 대해 설명했다. 성향별 부스를 체험한 선생님 김성진(30) 씨는 “성향별 공부법 가이드를 통해 개인 성향에 따라 아이들 학습에 접목시켜 구체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컨설팅을 제공한 부스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 현장에서 AI 기술을 접목한 교육 도구들을 많이 활용할 때가 온 것 같다”며 “마냥 겁을 내는 것이 아닌 박람회를 보며 여러 도구를 알아보고 익숙해지는 시간이 될 수 있어서 유익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AI 피드백 서비스, AI 진로 로드맵 솔루션 등을 소개하는 부스들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새로운 교육 세계가 등장하나, 메타버스 솔루션 대거 등장 

또 다른 화두는 ‘메타버스’다.

NHN에듀는 비교과 체험활동을 메타버스 환경에 구축한 ‘원더버스’를 선보였다. 기자는 탈춤 도우미에게 말을 걸어 탈춤체험을 실제 진행했다. 아바타와 대화를 통해 탈춤의 동작들을 바꾸면서 실제로 보고 체험할 수 있었다. NHN 부스 관계자는 “원더버스는 학생과 교사가 각각 원더플레이와 원더클래스로 분리된 채널에 접속해 콘텐츠를 즐기고 학습관리를 할 수 있다”며 “여러 기업이 시범 사업을 신청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그는 “콘텐츠 개발은 NHN에듀에서 진행했으며, 기획적인 부분은 현직에 계신 초등학교 교사들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비교과 과정에서 실제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 메타버스 환경을 활용해 문화 유산에 대해 공부하고 퀴즈를 푸는 형식을 진행할 수 있는 스토리 기반 게임형 플레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디바이스 환경으로 바뀌며 게이미피케이션 방식이 도입된 것이다.

구글 부스에서는 선생님이 직접 설계할 수 있는 메타버스를 소개했다. 구글 부스 관계자는 “구글의 메타버스 플랫폼은 선생님이 직접 수업 환경을 설계해 학생이 들어오면 실시간으로 연동할 수 있다는 차별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생님 설계로 자료를 보여주면 학생 화면에는 퀘스트처럼 박스가 나타난다. 이런 형식으로 모든 자료를 전달할 수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퀴즈’ 부분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실제 실시간으로 퀴즈를 전달하고 채점하는 과정은 다양한 효과 등이 적용돼 흥미로운 방식으로 진행됐다.

EBS 부스에서는 3월 이후에 나올 메타버스 콘텐츠를 미리 시연할 수 있었다. 대화를 통해 스무고개를 해서 퀴즈를 맞추면 그 지역으로 이동해 콘텐츠를 진행할 수 있다. 아바타가 실제 키보드의 제어를 통해 직접 움직이고, 클릭을 통해 퀘스트를 통과하며 멸종 동물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다. 어떤 콘텐츠를 흥미롭게 메타버스에 구현하는가가 중요한 과제다.

이뿐만 아니라 아이들 코딩 교육을 위한 부스들도 자리를 메웠다. 블록 코딩, 로봇 코딩, 센서 코딩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흥미를 이끄며 코딩 교육이 더욱 활성화될 것을 예고했다.

박람회에서 열심히 돌아다니던 이하윤(10) 씨는 “로봇이나 코딩 부분에 관심이 많은데 그런 걸 많이 볼 수 있어 좋았다”며 “직접 코딩해서 로봇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학부모로 참여한 정성향(40) 씨는 “아이에게 AI 관련 교육을 많이 시키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박람회가 신세계 같아 이런 경험이 있으면 또 애들 데리고 올 생각”이라고 전했다.

세미나를 보기 위해 찾은 사람도 있다. 이경환(52) 씨는 “충남대학교 김영성 교수님 세마나를 들으며 학교에서 AI 도구를 활용해 아이들과 수업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알게 됐다”며 “오늘 수업에서 알려준 툴을 사용해서 수업을 한다면 아이들도 재미있게 참여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수, 학부모, 교육 업계 관계자들의 북적거리던 2024년 교육박람회. 앞으로 2025년 디지털 교과서 상용을 앞두고 다양한 AI 코스웨어 솔루션이 펼쳐질 전망이다. 

모두에게 교육을 평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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