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가 교실로 들어오기까지 1년 남짓한 시간을 앞에 두고 있다. 교육 3주체인 학생·학부모·교사 모두 새로운 교과서 등장에 기대와 우려를 안은채 대비에 나선 모습이다.
18일 오전 방문한 제21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에는 겨울방학임에도 교육 트렌드를 살펴보기 위해 현장을 방문한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로 북적였다.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이번 교육박람회는 ‘교육이 미래다’를 주제로, 다양한 한국 교육의 혁신 솔루션을 살펴볼 수 있다.
16개국 302개 글로벌 교육 기업 및 기관이 참가한 이번 교육박람회의 화두는 AI 디지털교과서를 비롯한 AI 교수학습도구였다.
에듀테크 기업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는 ‘스쿨PT’를 활용한 AI 디지털교과서 체험존을 구성했다. 실제 수업에서 쓰이는 노트북과 태블릿PC를 통해 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AI 디지털교과서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스쿨PT는 현재 YBM, 교학사, 지학사와 MOU를 맺고 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 중에 있다.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관계자는 “스쿨PT는 AI 코스웨어의 장점과 수업 도구의 장점이 결합한 원 플랫폼을 제공한다”며 “AI 디지털교과서 프로토타입 개발을 통해 거의 완성된 상태로, 본격적인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앞서 오는 3월부터 수요가 있는 학교에 맞춤형 AI 디지털교과서를 제공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임선하 대구 덕화중학교 교사가 스쿨PT를 활용해 수업을 시연하며 AI 디지털교과서 활용법을 설명했다. 임선하 교사는 12명의 학생과 함께 중학교 2학년 교육과정인 ‘일차함수와 그래프’ 수업을 선보였다. 교사는 ‘지식맵’을 통해 현재 진도를 확인하고,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상황을 확인한 후 복습, 개념 설명, 문제 풀이 순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실제로 임 교사는 지난해 스쿨 PT를 활용해 중학교 1학년 수학 수업을 진행했다. 임 교사는 “1인 1디바이스와 인터넷이 잘 갖춰진 학교라 원활한 수업이 가능했다”며 “학생들의 진도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학습을 독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교육 실습 플랫폼 기업 엘리스그룹의 공교육 특화 AI 교육 브랜드 ‘엘리스스쿨’ 부스에서도 AI 디지털교과서 솔루션을 체험할 수 있었다. 엘리스스쿨은 교육을 위한 AI를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발행사와 제작사를 위한 AI’, ‘선생님을 위한 AI’, ‘학생을 위한 AI’로 나눠서 개발하고 있다.
발행사를 위한 AI는 콘텐츠 제작에 중점을 두고, 자료 제작을 돕는다. 퀴즈 자동 생성 기능은 난이도와 언어, 문제 형식(객관식, 주관식 등)을 선택하면 AI가 학습 내용에 기반한 문항을 만들어 준다. 선생님을 위한 AI는 AI 대시보드를 통한 학생 성적 분석, 이를 기반으로 한 미래 성취 예측 등을 제공한다.
현장에서 가장 큰 호응을 얻은 건 ‘학생을 위한 AI’였다. 엘리스스쿨은 20만건의 질문 답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 AI 헬피를 만들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AI 스마트 펜 문제 풀이’ 기술도 선보였다. AI가 학습자의 손글씨를 인식하는 기술로, 학생이 전용 펜과 종이를 사용해 글씨를 쓰면 AI가 이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피드백을 제공한다.
디지털 교실 플랫폼 ‘코들’을 운영하는 팀모노리스는 새 학기를 맞아 ‘코들 3.0’을 선보였다. 코들 3.0은 지난해 전국 250여 학교 수업에 도입된 코들 2.0에서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거쳐, 오는 1학기부터 서비스되는 정보 교과 AI 클래스룸 서비스다.
코들 3.0은 파이썬뿐만 아니라 블록코딩, 퀴즈, 토론 등 다양한 활동 모듈로 다채로운 수업 구상이 가능하다. 실시간 AI 대시보드 ‘날씨 기상캐스터’ 기능은 교사가 학생들 화면을 일일이 확인할 필요 없이, 수업 중 학습 지연, 화면 이탈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난 학생을 교사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 외에도 AI가 오류 원인 분석 및 해결 방안 제시, 맞춤형 문제 추천 등의 기능도 제공한다.
엄은상 팀모노리스 대표는 “코들은 2025년부터 적용되는 AI 디지털 교과서의 전신으로, 교사의 부담은 줄여주고 학생에게 맞춤형 수업을 통한 성취도는 향상할 수 있다”며 “보유한 기술을 바탕으로 정보교과뿐만 아니라 타 교과로의 확장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중학교 수학 교사는 “현재 근무하는 학교가 디지털 선도학교가 아니라 관련 기술을 경험해 보지 못해, 학습 차원에서 이번 박람회를 방문하게 됐다”며 “교사 입장에서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는 건 반가운 소식이지만 학교 현장의 인프라나 예산을 고려한다면 원활한 수업이 가능할지, 비용 대비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우려된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